2025년 12월 17일(수)

트럼프 관세 여파에... K푸드 대미 수출, 26개월 만에 처음 감소

K푸드 대미 수출,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던 'K푸드'가 미국 시장에서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과 과자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1억 3,9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00만 달러(6.7%)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2년 2개 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요 품목별 수출 감소 현황


특히 K푸드의 대표 주자인 라면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달 라면의 대미 수출액은 1,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40.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과자류의 경우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어 지난달 대미 수출액이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5.9%(약 700만 달러) 급감했습니다.


소스류와 인삼류 수출액도 각각 7.2%, 13.4% 감소하며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수출 감소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사재기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영상 / TikTok


불닭볶음면으로 대미 라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양식품 측은 "미국의 경우 관세 때문에 6월까지 수출을 많이 해 판매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대미 라면 수출액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매달 2,000만 달러(한화 약 280억 원)를 넘었으며, 특히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한 2,900만 달러(한화 약 406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음을 시사합니다.


'수탉 머리'를 한 트럼프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부 미국 식료품 기업들은 관세 조치의 여파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AP-NOR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57.0%가 식료품비 지출을 주된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편관세 10% 이후 일부 품목은 가격이 올랐고, 이제 상호관세로 가격이 추가로 오를 텐데 아무래도 소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판매가 줄어 미국 유통업체들이 발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장기적 전망과 정부 대응


7월까지의 누적 농식품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10억 7,300만 달러로 여전히 1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7월 한 달간의 수출 감소로 누계 기준 증가율이 6월까지의 27%에서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목표로 설정한 'K푸드플러스 수출액' 140억 달러 달성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전체 농식품 수출이 8억 4천만 달러로 5.3% 감소한 점은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에 농식품부는 송미령 장관 주재로 올해 세 번째 K푸드플러스 수출 확대 추진본부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출 지원 계획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K푸드의 글로벌 성장세가 미국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향후 수출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