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지도 봐도 길 모르겠어요"... "성인 350만명 '길찾기 앱' 봐도 못 쓴다"

디지털 문해력 격차, 350만 성인이 일상적 앱 활용 못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350만 명이 스마트폰 앱으로 길찾기를 하거나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등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가 19일 발표한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과 학력, 소득 수준에 따라 디지털 문해력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성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되었으며,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네 가지 수준으로 분류했습니다. 조사 결과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조작조차 어려워하는 '수준1'에 해당하는 성인이 전체의 8.2%로, 약 3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앱 설치나 기본 기능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취약계층에 해당합니다.


연령·학력·소득별 디지털 격차 뚜렷


디지털 문해력 격차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23.3%가 '수준1'에 해당했지만, 청년층(18~39세)은 불과 0.8%만이 이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학력별로는 중학교 졸업 이하 성인의 34.6%가 '수준1'인 반면, 고졸은 6.3%, 대졸 이상은 0.9%로 학력에 따른 격차가 컸습니다.


카페 에어컨,여름철 에어컨 전쟁,카페 에어컨 빌런,리모콘 어플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두드러졌습니다. 월 가구 소득 300만원 미만 성인의 25.9%가 '수준1'에 해당했으나, 300~500만원 소득 계층은 4.9%, 500만원 이상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농어촌(12.7%)이 중소도시(8.6%)나 서울·광역시(6.1%)보다 디지털 취약층 비율이 높았고, 성별로는 여성(10.0%)이 남성(6.3%)보다 '수준1' 비율이 높았습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은 가능하지만 활용이 미흡한 '수준2'는 17.7%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앱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타인의 도움이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수준1'과 '수준2'를 합하면 전체 성인의 25.9%, 약 1109만 3000명이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origin_키오스크보조인력·음성안내의무화실시.jpg뉴스1


디지털 기기 활용 실태와 교육 필요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주된 목적은 '가족·친구·지인들과의 연락'(97.0%)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서 '일상생활 정보검색'(84.8%), '유튜브 시청 등 여가활동'(84.4%), '온라인 쇼핑·전자결제'(70.8%)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기기가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성인의 40.4%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77.7%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해, 연령대가 높을수록 디지털 격차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인 대상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한글햇살버스'와 같은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은행이나 매장 등에서의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며, 저소득층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