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열차 사고 희생자, 30대 신입직원과 외동아들... 유족들 오열
경북 청도군 화양읍 경부선 철로 인근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하청업체 직원 2명 중 한 명이 올해 입사한 30대 신입직원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5시경 경북 청도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현장 안전 점검 근로자 이모(37)씨와 조모(30)씨의 시신이 안치됐습니다.
타지에서 외동아들인 이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온 유족들은 처음에는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안내를 받아 아들의 시신이 있는 안치실 앞에 도착했을 때, 차마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없어 한동안 문 앞에서만 서성이다 빈소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빈소에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있던 유족은 이씨가 오랫동안 근무해온 소속 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오자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며 오열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들 역시 유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19일 오전 11시 50분쯤 경북 청도군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으로 향하던 무궁화 열차가 선로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119구조대원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 뉴스1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 조씨의 유족도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올해 입사한 신입직원이었던 조씨는 평소 회사 선배인 이씨와 한 팀을 이루어 현장 안전 점검 업무를 담당해왔다고 합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숨진 직원 2명 모두 자신의 업무에 성실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고로 부상한 다른 직원 4명도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입니다"라며 울먹였습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업체를 운영하며 처음 겪는 인명사고입니다. 철도 운행 관리자도 있고, 신호수도 있었고, 담당 감독도 있었는데 왜 사고가 났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이날 오전 10시 52∼54분경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근처에서 작업을 위해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었습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은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 7명 중 1명은 원청인 코레일 소속이고, 나머지 6명은 구조물 안전 점검을 전문으로 하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과 사고 관계자 조사 등에 나설 예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