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엄마·아들 목숨 앗아간 마포 아파트 감식했더니... "소화기 몇개나 썼지만"

마포 아파트 화재, 전동스쿠터 배터리 발화 가능성 높아


서울 마포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60대 어머니와 20대 아들이 목숨을 잃고 16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의 현장 감식 결과, 화재 현장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발견되었으며, 충전 중이던 전동스쿠터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인사이트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마포소방서 재난조사팀은 약 4시간에 걸친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현장에서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전동스쿠터 배터리팩을 발견했습니다.


이승재 마포소방서 재난조사팀장은 "전동스쿠터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이라고 추정되며, 리튬 2차 전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의 중요한 증언으로, 숨진 여성의 60대 남편이 전동스쿠터 폭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남편은 "불을 끄러 갔는데 소화기로 불이 안 꺼졌고, 거기서 터졌다"며 배터리 폭발을 증언했습니다.


희생자 가족, "평소 배터리 안전에 신경 썼던 피해자"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 배터리 과충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충전 방식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인사이트지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 뉴스1


한 유족은 "고인의 전공이 생화학과였고, 안전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멀티탭도 사용하지 않고 전동스쿠터를 직접 벽 콘센트에서 충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유족들은 화재 당시 소화기로 불이 쉽게 꺼지지 않았던 점을 들어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소화기를 몇 통을 사용했는데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것은 전기스쿠터 배터리 쪽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유족 측의 의견입니다.


사고 희생자가 사용했던 전동스쿠터는 국내 제조사 제품으로, 자체 제작한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동스쿠터 배터리와 불에 탄 전선, 콘센트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번 사고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동스쿠터나 전기자전거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의 안전한 충전 방법과 관리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