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동해안에서 자취 감춘 오징어떼 '이곳'으로 몰려왔다... 오징어 풍년으로 가격 하락

태안 앞바다 오징어 풍년, 위판량 전국 1위 차지


충남 태안 앞바다 오징어의 새로운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울릉도가 오징어 대표 산지로 알려졌으나, 최근 동중국해 난류 유입 등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해 태안이 전국 오징어 위판량 1위를 차지하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태안군과 서산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태안 신진항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총 930톤(t)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8.9톤에 비해 무려 8.5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origin_태안앞바다오징어대풍…7월위판량작년의85배.jpg태안 앞바다에서 잡힌 오징어 / 뉴스1


위판된 오징어 중 냉장 상태의 선어는 861톤, 살아있는 활어는 69톤이었으며, 총 위판가는 118억원에 달했습니다.


수협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바닷물 온도가 워낙 높았는데, 올해는 다소 낮아졌다"며 "올해 오징어 어군도 예년보다 연안 가까이에 형성돼 조업 효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양 환경 변화가 태안 지역 오징어 어획량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오징어 가격 하락과 지역 경제 활성화


태안 지역의 오징어 어획량 증가는 가격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오징어 20~25마리 1상자가 7만~8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는 5만5000~6만5000원으로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여름 피서철과 맞물려 신선한 오징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이 태안으로 몰리면서 지역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태안 앞바다에서 잡힌 오징어는 서울 등 수도권 판매점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반면, 강원 동해안 지역은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 16~22일 일주일 동안 강원 지역 오징어 어획량은 29톤에 그쳤습니다.


강릉시 4톤, 동해시 4톤, 속초시 15톤, 삼척시 2톤, 고성군 3톤, 양양군 1톤으로, 피서 성수기 지역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어획량 감소로 강원 지역 오징어 가격은 크게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오징어 20마리 1두름 최고 가격은 29만1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바닷가 횟집에서는 오징어 물회 가격이 2만5000~3만2000원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가격이 매일 변동하는 곳이 많아 시가(時價)로 표기된 메뉴 중 가장 비싼 품목에 속합니다.


태안의 오징어 풍년과 강원 지역의 어획량 감소는 기후변화와 해양 환경 변화가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경우 국내 오징어 어획 지도가 크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