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NC 다이노스 붙잡기 위해 20년간 1346억원 지원안 발표
창원시가 연고지 이전을 시사한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창원시는 지난 31일 경남MBC홀에서 시민 의견 수렴 설명회를 열고, NC 구단이 요청한 21개 사항에 대한 지원 계획안을 공개했는데요.
창원NC파크 / 창원시
이번 지원안의 총 규모는 20년간 1346억원으로, 이는 창원NC파크 건설에 투입된 예산(1270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창원시가 발표한 지원안은 크게 4개 분야로 나뉘며,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는 시설 개선입니다.
2028년까지 NC파크 외야석 2000석 증설에 65억원, 2027년 3월까지 팀 스토어 2층 확장에 19억원, 2027년까지 전광판 추가 제작에 39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또한 2군 시설 개선을 위해 마산야구장 개보수, 진해구 자은동에 2군 전용 연습구장 마련, 마산회원구청 자리에 실내연습장과 선수단 숙소 건립도 추진하며, 이에 총 20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팬 접근성 강화와 구단 자립 지원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
창원시
창원시는 야구 팬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직행 버스 노선이 없는 구간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향후 시내버스 노선 신설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시티투어버스 노선을 야구장 경유로 개편하고, 마산야구센터 내 철골 주차장을 증축해 주차 공간 600면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KTX 막차 운영 시간을 최소 오후 10시 10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건의할 예정인데요. 다만 구단이 요청한 도시철도(트램) 신설에 대해서는 당장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진행 상황과 추진 일정을 구단과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구단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창원시는 2030년까지 경남도와 도교육청, 지역 상공계와 협업해 연간 13억원 수준의 광고 계약과 번들 티켓 구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NC다이노스
이후에도 가용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며, 약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야구장 내 스크린 파크골프 대회와 스포츠 영화제 등 비시즌 기간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트램을 제외한 구단 요청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올해부터 20년간 총 134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설 개선 분야는 국비·도비 30~50%를 확보해 시 재정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중 사망 사고 이후 갈등과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
이번 지원안은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이 깊습니다. 당시 구단 사무실 4층 창문에 설치된 무게 60kg의 알루미늄 소재 외장 구조물 '루버'가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치고, 그중 20대 여성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구장 안전 점검과 보수를 이유로 NC파크에서는 경기가 열리지 않았고, 구단은 원정과 울산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두고 지자체와 구단 간 갈등이 불거졌고, NC파크 복귀 후 구단은 '연고지 이전'을 시사하며 21가지 요구안을 창원시에 전달했습니다.
뉴스1
최근에는 경기 성남시 이전설까지 제기되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창원시의 파격 지원안이 나오게 되었고, 앞서 경남도도 NC를 붙잡기 위해 도비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창원시의 이러한 지원안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한 공무원은 "입장권 구매와 광고 계약은 민간기업인 프로스포츠팀에 지자체가 주는 유례없는 현금성 지원책"이라며 "창원에 연고를 둔 타 종목 구단과의 형평성 논란도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NC의 요구사항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행정력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시민 혈세로 야구단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설명회에서는 "지원 방안을 NC 측이 수용하지 않았을 때 시는 어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제기되었고, NC 구단이 직접 '연고지 이전설을 잠재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장금용 시장 권한대행은 "인구 유출과 경제 여건 등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프로야구는 시민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며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단과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