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립고 수학 시험 문제 표절 논란

광주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1학년 1학기 기말시험 수학 문제가 시중 참고서에서 그대로 베껴 출제된 사실이 확인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해당 문제를 출제한 교사뿐만 아니라, 함께 검토를 담당했던 2명의 교사도 표절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 전경 / 뉴스1

16일 광주시교육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2일 A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른 1학기 기말고사 공통수학1 지필평가에서 총 22문항 중 12문항이 방과후수업 교재로 사용하던 참고서에서 그대로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선택형 18문항 중 10문항과 단답형 4문항 중 2문항이 참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시험문제 앱을 통해 특정 참고서와 동일한 문제가 출제된 사실을 발견했고,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9일 광주시교육청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같은 날 오전, 학교 측도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1개 문항이 표절된 것을 확인하고 재시험을 결정했습니다.

교사의 문제 출제 윤리 위반과 재시험 결정

이후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학교 측은 같은 날 오후, 문제 출제를 담당한 50대 B 교사로부터 총 13문항을 참고서에서 그대로 베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재시험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다만, 그중 1개 문항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12문항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기로 11일 결정했습니다.

A고 1학년 담임 교사인 B 씨는 이번 시험에서 총 14문항을 담당했으며,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다른 교사 2명이 B 교사가 출제한 문제를 검수했으나 참고서 표절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A고에 대한 감사를 통해 B 씨와 다른 교사 2명이 공동 검토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A고 1학년 학생들은 17일 오전 8시 45분부터 35분간 논란이 된 12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치를 예정입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8월 중순에 문제 출제 윤리에 관한 학교 관리자와 평가 담당자 연수를 진행하고, 공동 출제와 검토 과정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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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과거 기간제 교원의 시험문제 표절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정식 교원이 시험 출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광주 교육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상필벌도 중요하지만, 현재 학교에서 재시험을 치를 학생들이 받게 될 피해 대응이 우선"이라며 "성적처리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뒤 출제 경위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