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어닝 쇼크·트럼프 악재 겹쳐... 이재용 회장 '대법 선고' 앞두고 주주들 "그만 좀 놔둬"

'어닝 쇼크' 현실화... 반도체 부진 직격탄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폭탄까지 예고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어, 경영 공백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모양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 전 분기 대비로도 31.2%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전망치(6조69억원)보다도 23.4% 낮아, '어닝 쇼크'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6개 분기 만이다.


재고 충당·낸드 약세... AI 칩 제재도 악영향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였다. 메모리·비메모리를 통틀어 수천억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 발생했고,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재도 타격을 줬다. 


특히 낸드 가격 하락과 파운드리 적자가 이어지며, 업황 반등 기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통보했다. 한국이 무역장벽과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추가 인상하겠다고 경고까지 덧붙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 뉴스1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 뉴스1


월가에서는 이번 관세가 또 한 번 유예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삼성전자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는 이미 심리적 압박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재용 대법 선고 임박... 경영 공백 우려


이런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대법원 최종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다. 선고일은 오는 17일이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단에 따라 징역형이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한다면, 저성장 국면에서 국가 GDP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사법 리스크에 묶이면 국가적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적·주가·GDP 동반 부진... 주주들 분노


삼성전자 주가는 이런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8일 오후 1시4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65%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됐다. 


2021년 최고점인 9만원대는 물론, 2024년 기록한 8만원대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다.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시점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선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 주가가 이럴 수 있냐", "이재용 회장까지 흔들면 정말 끝장", "삼성전자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라며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실적은 한국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돼 왔다. 2017년과 2021년처럼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해에는 한국 GDP 성장률도 각각 3.2%, 4.1%로 비교적 높았다. 


삼성전자 28억,전제산 투자,슈퍼개미,네이버 주식,코로나19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2019년처럼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악화되자, GDP 성장률도 2.0%로 하락하며 제조업·수출 전반에 충격이 전파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부진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반기 반등 기대하지만... "낙관은 무리"


삼성전자는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D램 가격 상승과 모바일·디스플레이 성수기 효과로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지만,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그 반등 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어닝 쇼크, 관세 폭탄 위기 속에서 경영 리스크까지 겹치면 악재 극복은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 게시판에는 "이재용 회장까지 흔들면 대한민국 경제는 끝장"이라며 "이제는 좀 놔줘야 하지 않겠냐"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계와 주식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7월 17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