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러브버그 '먹방'하는 천적 확인... "입 벌리고 자동 사냥" 목격담 쏟아져

러브버그의 천적으로 떠오른 새들, 자연적 개체 수 조절 가능성


도심을 뒤덮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를 참새와 까치 등 토종 조류가 포식하는 현상이 다수 목격되고 있다.


최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참새들이 상가 유리창에 붙은 러브버그를 먹이로 삼는 모습을 포착했다는 시민들의 목격담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한 시민은 "인천공항 가는 길에 러브버그가 많았는데 까치 몇 마리가 무료급식소처럼 이용하고 있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한강 주변 까치들은 입을 벌리고 자동 사냥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가의 예측과도 일치한다. 앞서 지난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원래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기존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그는 "처음엔 천적이 없어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 조사 중 까치, 참새 같은 조류와 거미류, 사마귀 등이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응과 생물학적 방제 연구 진행 중


정부도 공식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까치, 비둘기, 참새, 거미 등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천적에만 의존한 자연적 개체 수 조절 방식은 러브버그의 강한 번식력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특히 천적들이 아직 러브버그를 먹이로 인식하지 못하는 신규 확산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토양에 존재하는 곰팡이 중 러브버그 유충을 사멸시키는 곤충병원성 균류를 찾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성충은 천적이 제어하고 유충은 곰팡이가 억제하는 입체적인 방제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러브버그만 제어할 수 있는 균을 발견한다면 농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생물학적 방제법이 성공한다면 화학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러브버그 개체 수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