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대통령은 준비됐으나 기자회견 형식 아쉬워"... 탁현민이 내린 진단

기자회견 형식 비판... "좋은 질문 끌어낼 구조 아냐"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자문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두고 "대통령은 준비돼 있었는데 형식이 잘 받쳐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 자문관은 3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탁 자문관은 "과연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고민을 제가 일할 때도 똑같이 했다"며 "좋은 질문을 끌어내려면 좋은 질문하는 기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러면 특정 기자를 지목하게 돼 공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origin_취임30일맞아기자회견개최한이재명대통령.jpg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예전엔 약속 대련... 문 정부 들어 즉석 질문으로 전환"


그는 "예전에는 기자와 대통령이 서로 '약속 대련'을 했다. 질문과 대답을 미리 알고 주고받는 형식이었는데, 일종의 대국민 사기였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기자들에게 미리 질문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즉석 질문을 받도록 했다. 


대변인이 질문 기자를 선정했더니 '짜고 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이후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선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탁 자문관은 미국 사례를 언급하며 "백악관 기자들은 반평생을 출입해 정책과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아주 송곳 같은 질문을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횡적 평등을 중시하다 보니 좋은 질문보다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하고픈 말 많았지만... 형식이 발목 잡아"


0000447114_001_20250703162622936.jpg탁현민 자문관 / YouTube '장르만 여의도'


그는 "문재인 대통령도 '몇 날 며칠 밤을 새웠는데 질문은 맨날 똑같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이번 회견에 대해선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아 보였는데, 형식이 받쳐주지 못했다. 고민이 부족하면 오늘처럼 된다. 지금 돌아가면 엄청 답답하실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회견은 121분간 진행됐으며, 질문자는 즉석 추첨으로 선정됐다. 


기자단이 선정한 기자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주제가 적힌 상자에서 명함을 뽑는 방식이었다.


이 대통령은 "추첨한다고 하니까 벌 떼처럼 명함을 여러 장 주신 분도 계셨다고 한다. 관심이 많아 감사하다"고 말했고, 질문자가 뽑힐 때마다 "로또 같은 게 돼야 하는데요", "뽑히면 상금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넸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식이 미리 질문을 짜는 '약속 대련식' 기자회견을 지양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origin_취임30일기자회견하는이재명대통령.jpg뉴스1


origin_李대통령‘대통령의30일언론이묻고국민에게답하다’.jpg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