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토)

일본 7월 대지진설에 항공권 가격 폭락... "5만 원이면 도쿄 간다"

일본 대지진설에 항공권 가격 급락... 5만원대 일본행 티켓 등장


'7월 일본 대지진설'이 확산되면서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국내 항공·여행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날 출발 기준 인천에서 나리타로 가는 저비용항공사(LCC) 편도 항공권이 5만~7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왕복 항공권이 40만원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origin_직격탄맞은여행·관광업.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항공업계는 이러한 가격 하락을 엔화 가치 상승, 일본 노선 공급량 증가, 대지진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진 우려로 여행 계획을 변경했다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설의 기원과 확산


이번 괴담의 시작은 2021년 재출간된 일본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이다.


타츠키 료의 만화 '내가 본 미래'타츠키 료의 만화 '내가 본 미래'


예지몽을 자주 꾼다고 알려진 만화가 다쓰키 료가 꿈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1999년 처음 출간한 작품이다.


출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대재해는 2011년 3월"이라는 만화의 표지 문구가 알려지며 재조명받았다.


당시 절판된 원작은 중고 시장과 경매 사이트에서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다쓰키를 사칭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다쓰키는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고자 2021년 완전판을 출간하면서 "진짜 재해는 2025년 7월에 일어난다"는 새로운 예언을 추가했다.


그는 일본과 필리핀 사이 해저에서 발생한 대폭발로 초대형 쓰나미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을 덮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 장면 / 時事ドットコム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 장면 / 時事ドットコム


일본 기상청은 이러한 대지진설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3일 노무라 료이치 일본 기상청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대지진설에 대해 "헛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홍콩과 중국의 민감한 반응


특히 홍콩은 일본 대지진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일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오는 9월 1일부터 홍콩과 일본 소도시 2곳을 잇는 정기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홍콩에서 일본 대지진설이 확산해 탑승객이 급감했고, 실적 악화로 해당 노선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GBA2.jpgGreater Bay Airlines 블로그


이 항공사는 이미 지난 5월 같은 이유로 홍콩과 도쿠시마, 센다이를 잇는 항공편을 일부 감편한 바 있다.


5월 일본을 찾은 홍콩인 수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1.2% 감소했으며, 주요 국가·지역 중 홍콩만 유일하게 일본 방문자가 줄었다.


또한 같은 달 주일 중국대사관이 일본 거주 자국민들을 상대로 대지진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면서 일본 내 부동산 구입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