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병산서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기념식수 비석 사라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기념식수 비석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비석은 지난 2023년 10월 27일 윤 전 대통령의 방문 당시 심어진 나무를 기념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안동시와 병산서원 등에 따르면, '세계유산 한국 서원 통합관리센터'가 1~2주 전 정기 점검 과정에서 비석의 실종을 처음 발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27일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간담회에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마치고 유림들과 기념식수를 식재하고 있는 모습 / 뉴스1(대통령실 제공)

서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관광객들이 비석을 훼손하거나 비석과 관련해 서원 관계자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해당 비석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석 설치와 관리 책임 논란

문제의 비석은 2023년 식수 행사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동시는 병산서원이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나무나 비석을 세울 경우 국가등록문화 유산 현상 변경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해당 기념식수 나무와 비석은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27일 오후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스1(대통령실 제공) 

이에 안동시와 서원 측은 "우리가 설치한 시설이 아니다 보니 신고나 민원을 제기하기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세계문화유산 관리 주체와 비석 설치 주체가 달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안동시와 경찰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해당 사건에 대한 공식 신고나 민원이 접수되지 않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