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AI 덕분에 편해졌다고 좋아했는데... "챗GPT 출시 이후 신입 일자리 3분의 1 사라졌다"

챗GPT 출시 이후 영국 신입사원 일자리 급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영국 취업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챗GPT가 출시된 이후 영국에서 신입사원 일자리가 약 3분의 1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애드주나가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대졸자, 견습직, 인턴 등 '초급' 일자리 수가 31.9% 감소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AI 기술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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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일자리의 전체 일자리 내 비중도 약 29%에서 25%로 줄어들었다. 부문별로는 소매 분야가 78.2%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으며, 물류, 창고, 관리 부문이 그 뒤를 이었다.


정보기술(IT)과 회계·금융 분야의 초급 일자리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AI 도입과 경제 불확실성이 신입 채용 감소 주도


2023년 5월 기준 초급 일자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이는 전체 일자리 수가 0.5%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구인 일자리 1개당 구직자는 평균 2.02명으로, 4월의 1.98명보다 증가했으며, 일자리가 채워지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39.6일에서 35.8일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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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등록된 일자리의 평균 연봉은 4만2403파운드(약 7865만원)로, 2022년 5월보다 9.4% 상승했다.


제임스 니브 애드주나 데이터과학 책임자는 "전반적인 경제 여건의 어려움에 더해 AI가 초급 일자리 축소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며 "고용주의 국민보험료 부담 증가, 새 고용법안 등 고용주가 사람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류 헌터 애드주나 공동창립자는 "2025년은 18~25세 구직자들에게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불확실성, 정체된 성장, 낮은 기업 신뢰도, 인플레이션 등이 신입 채용률을 전년 대비 크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AI 활용 인력 감축 계획 확대


AI를 활용해 인력을 줄일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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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영국 통신업체 BT는 2030년까지 통화 처리, 네트워크 진단 등 일자리 1만 개를 AI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15일 앨리슨 커크비 BT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을 보면 이런 계획보다도 훨씬 더 많이 감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최근 "향후 5년간 AI가 모든 신입 사무직 일자리 절반을 없애 실업률이 10∼20%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AI 기술이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진입 단계의 일자리가 감소함에 따라 청년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