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부제 2명, 교황 레오 14세로부터 직접 사제 서품 받아
로마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부제 2명이 레오 14세 교황으로부터 직접 사제 서품을 받는 특별한 영광을 안았다.
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서울대교구 소속 이재현 안젤로(양천본당) 부제와 함현준 프란치스코(대치성모탄신본당) 부제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이 직접 주례하는 서품식을 통해 신부가 됐다.
이 신부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성서신학을, 함 신부는 같은 학교에서 교의신학을 전공해 각각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앞으로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로서 사목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재현(왼쪽)신부와 함현준(오른쪽)신부 /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이들은 원래 내년 2월 서울대교구가 명동대성당에서 주관하는 서품식에서 신부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오 14세 교황이 올해 천주교 '희년'을 맞아 지난달 25∼27일 바티칸에서 열린 '사제들의 희년' 행사에서 깜짝 예식을 진행했다.
교황은 행사 마지막 날인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 로마에서 유학 중인 전 세계 부제들에게 직접 서품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이 신부와 함 신부를 포함해 세계 각국 32명이 교황으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는 기회를 얻었다.
가톨릭 전통에서 '희년'은 신앙과 참회·용서의 특별한 해로, 25년 주기로 돌아온다. 이번 행사는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황 레오 14세 / GettyimagesKorea
한편 교황이 직접 사제 서품을 내리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한국천주교 역사에서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1984년 5월, 허영엽 당시 부제 등 38명이 교황으로부터 직접 사제 서품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신부는 물론이고 주교가 될 때도 각국 교구에서 서품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황을 직접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추기경에 올라야 바티칸 서임식에서 교황을 대면해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