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11억 횡령한 뒤 필리핀으로 튄 은행원... 18년 만에 붙잡혀 한국으로 '강제 송환'

18년 만에 붙잡힌 은행 횡령범, 필리핀 도피 생활 끝에 강제 송환


국내 시중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11억원을 횡령한 50대 남성이 18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 끝에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27일 경찰청은 은행 횡령 사범과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2명을 필리핀에서 검거해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데려왔다고 발표했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시중은행 전 과장 A씨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횡령 등 혐의를 받는 시중은행 전 과장 A씨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 경찰청


A씨(57)는 2007년 시중은행 지점에서 대출 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대출 관련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약 11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을 때 A씨는 이미 필리핀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장기 도피 중이던 A씨는 지난해 9월 행정 서류 발급을 위해 필리핀 이민청을 방문했다가 인터폴 적색수배자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며 체포됐다. 


서울방배경찰서는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사할 계획이다. A씨의 공소시효(10년)는 국외 도주로 인해 정지된 상태였다.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도 함께 송환, 경찰 국제공조 강화


160억 원 규모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B씨가 수갑을 찬 채 강제 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160억 원 규모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B씨가 수갑을 찬 채 강제 송환되고 있다 / 경찰청


함께 송환된 B씨(41)는 2015년부터 공범 6명과 함께 필리핀을 거점으로 도박금 160억 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여러 개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10년간의 도피 끝에 올해 3월, 코리안 데스크(현지 파견 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와 필리핀 이민청 수사관의 공조 수사로 미행 끝에 검거됐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B씨의 강제 송환으로 해당 범죄 조직원을 모두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청은 주필리핀대사관과 협의해 피의자들의 죄질, 범죄 규모, 도피 기간 등을 고려하여 두 명을 동시에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증가하는 국제공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인터폴을 통한 국외도피사범 집중 검거·송환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