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기 전 "엄마 사랑해"... 예고생 3명, 휴대폰엔 흔적 없었다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여고생 3명이 사망 직전 가족들에게 "엄마 사랑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의 휴대전화에서는 해당 메시지를 비롯한 관련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단순한 학업·진로 스트레스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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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직전 가족에게 남긴 문자... 휴대폰엔 흔적 삭제
23일 동아일보는 숨진 학생들은 지난 21일 0시쯤 각자의 가족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유족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학부모회 간부이자 사망 학생들과 친구 사이인 딸을 둔 이모 씨는 "자필 유서를 남기면서도 디지털 기록을 지운 것은 상반된 행동"이라며 "무언가를 감추려 한 정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강사 상담 후 울며 하교... 실기 강사 전담 구조도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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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전날인 20일, 세 학생은 한 강사와 상담한 뒤 교실에서 울면서 하교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귀가했고, 다음 날 오전 1시 39분경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실기 수업 강사 구조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실기 강사 14명 중 1명이 2학년 전체 수업을 전담했고, 나머지 13명은 1·3학년 수업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3월에 실기 강사 14명 중 11명이 한꺼번에 교체됐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학부모들 "학업 문제 외 추가 원인 가능성"... 진상 규명 촉구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배경에 대해 학부모들은 학업이나 진로 부담 외의 요인도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학교 내부 인적 구조나 상담 과정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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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여 명은 오는 24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찰청과 부산시교육청을 향해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