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학생의 '전쟁 피난 브이로그' 화제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 한국인 유학생이 공개한 '세계 최초 전쟁 피난 브이로그'가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영상은 중동 분쟁 지역에서 실시간으로 기록된 탈출 과정을 담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Youtube '마땅한게없네'
이스라엘 대학에서 유학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세계 최초 전쟁 피란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A씨는 영상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3시경 처음으로 공습 경보 사이렌을 듣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방공호로 대피한 그는 방학을 맞아 4개월 전에 예약해둔 파리행 비행기가 취소되는 상황을 맞았고, 야간에 기숙사 창문을 통해 여러 발의 미사일이 하강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특히 A씨의 휴대전화에는 10분 동안 약 100개의 미사일 경보 알림이 쏟아지기도 했다.
위험 속 탈출 경로 확보의 어려움
A씨는 항공편을 통한 탈출을 시도했으나, 비행기표 가격이 최대 900만원까지 폭등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
결국 이스라엘 한인회와 대사관, 명성교회의 도움으로 요르단 암만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비행기를 이용해 탈출하는 계획을 세웠다.
Youtube '마땅한게없네'
A씨는 영상에서 "이스라엘 여행 중 갇힌 한 분의 말에 따르면, 인접국인 사이프러스까지 배를 타고 나가는 비용이 약 210만원이었다"며 "그마저도 유람선 같은 배를 타고 30시간 넘게 걸리는 방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결제하려는 순간 대사관의 피난 정보를 알게 되어 버스 탈출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간) A씨는 버스를 타고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암만에 도착했으며, 현지 한인들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암만 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영상 편집 중 공항 전체에 불이 꺼졌다"며 "정전으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할까 봐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의 불안감을 표현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와 카타르 도하 공항을 경유하는 18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A씨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당 영상은 23일 기준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Youtube '마땅한게없네'
정부의 교민 보호 대책과 현지 상황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이란에는 70여 명, 이스라엘에는 460여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 중이다.
이란에서는 18일 20명을 시작으로 19일 14명, 20일 3명, 21일 19명이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을 이용해 육로로 투르크메니스탄에 입국했다.
이스라엘에서는 19일 우리 국민 26명이 육로로 요르단에 대피했으며, 16일에는 재이스라엘한인회 주관으로 23명의 교민이 요르단으로 육로 탈출에 성공했다.
양국에 남아있는 일부 교민들은 정세 악화 전 자력으로 항공편 등을 통해 이미 대피했거나, 현재 임시 거처로 이동하거나 추가 대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중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중동 체류 한국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필요 조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