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202명 목숨 빼앗은 테러리스트... 감옥서 11년 복역한 후 '커피 브랜드' 론칭

발리 테러 주범, 커피 브랜드 론칭으로 논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사건의 주범이 커피 사업을 시작해 희생자 가족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2년 발리 테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우마르 파텍이 인도네시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커피 브랜드 '라무 커피 1966 by 우마르 파텍'을 출시했다.


우마르 파텍 / gettyimagesBank우마르 파텍 / gettyimagesBank


'라무(RAMU)'는 '우마르(UMAR)'를 거꾸로 쓴 것으로, 인도네시아어로는 '섞다, 조합하다'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파텍은 2002년 10월 발리 쿠타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클럽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켜 202명의 사망자와 209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테러리스트다. 


그는 2000년 12월 인도네시아 전역 11개 교회를 대상으로 한 연쇄 폭탄 테러에도 가담한 이력이 있다.


테러리스트에서 커피 사업가로


파텍은 오랜 도피 생활 끝에 2011년 파키스탄에서 체포되어 2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인정받아 2022년에 조기 석방됐다. 석방 후 그는 커피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자신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소개하면서 파텍은 "과거의 쓴맛(폭탄)은 생명을 앗아갔지만 지금의 쓴맛(커피)은 사람들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테러 피해자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테러로 20대 아들을 잃은 호주인 산드라 톰슨 씨는 "아직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 옳다고 믿는 것은 아닌지, 202명의 목숨과 태어나지 못한 아기, 지금도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생존자가 있는데 그가 그 대가를 제대로 치렀는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대해 파텍은 "공개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이미 여러 차례 사과했다"면서 "사과해도 '전략적이다'라고 하고 사과를 안 하면 '오만하다'고 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커피 사업이 "단순한 커피 사업이 아닌 새로운 삶"이라고 강조했다.


2025-06-23 10 19 07.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ChatGPT


인도네시아 레스토랑 업체 '헤돈 에스테이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원과 성찰의 한 잔"이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전직 테러범의 커피 사업"이라고 파텍의 브랜드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 "국가가 피해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테러리스트를 치료하는 게 더 잘 되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