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범 공범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로 대거 검거
광주경찰청이 오토바이에 탄 연인을 사상케 하고 해외 도피를 시도한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의 주범과 연계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을 대거 검거했다.
경찰은 뺑소니범 김모(33)씨의 후속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 도박 조직망을 추적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음주 상태로 마세라티를 몰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0대 연인을 치어 사상케 하고 도주한 A 씨(33) / 뉴스1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마세라티 뺑소니범 김씨와 연계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 9명을 도박공간개설 및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운영한 불법 도박사이트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해 수백억 원대의 판돈이 오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도박에 참여한 440여 명도 도박 혐의로 입건하여 순차적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있다. 또한 도박자금 거래와 자금 세탁에 이용된 대포통장 관련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60여 명을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조직적인 불법 도박 네트워크와 대포차 운영 실태
수사 결과 김씨 등이 관여한 불법 도박사이트는 동남아시아에 서버를 두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통신 및 계좌 거래 내역을 면밀히 추적하며 운영 총책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김씨가 사고를 낸 마세라티 차량을 소유한 법인의 대포차 운영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와 관련해 법인 대표 등 31명을 이미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법인은 대포차로 의심되는 차량 10여 대를 소유하고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씨가 도피 과정에서 사용한 대포폰 유통에 연루된 3명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의무 종합보험이 만료된 무보험 차량에 대해서는 관할 관청에 운행 정지 등의 행정 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다.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의 경과와 판결
마세라티 뺑소니범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상 등) 및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되어 이달 12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는 1심 형량인 징역 10년보다 감형된 것이지만, 양형 기준상 최고형에 해당한다.
지난해 9월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서울 소재 법인 명의의 마세라티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뉴스1
김씨는 지난해 9월 24일 오전 3시 11분경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제한 속도 시속 50km)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3%(추산) 상태로 마세라티를 시속 128km로 운전하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0대 연인이 사상당했으며, 김씨는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
사고 직후 김씨는 대전과 인천을 거쳐 출국을 시도했다가 다시 서울로 도주했으며, 67시간여 만인 9월 26일 서울 강남의 유흥가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김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해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했으나,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증거가 부족하다"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