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전 세계 혈액 부족 상황 해결"... 한국 연구진, 인간 피 만드는 '미니 돼지' 최초 개발

전 세계 혈액 부족 위기, 한국 과학자들의 혁신적 해결책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혈액 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미국 워싱턴대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196개국 중 119개국이 혈액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출혈성 쇼크로 매년 약 20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0003545532_001_20250531060110752.jpg출산 예정일 하루 전 자궁적출술을 통해 얻은 JAK3 유전자 결핍 미니돼지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급속한 고령화로 헌혈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수혈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글로벌 혈액 위기 속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JAK3 넉아웃 미니돼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미니돼지는 '숨 쉬는 피 공장'으로서 인간 혈액을 생체 내에서 재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생체 재생 공장으로서의 미니돼지 개발 의의


미니돼지는 혈액량이 풍부하고 인간과 생리학적 특성이 유사해 인공혈액 개발을 위한 최적의 중대형 실험동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유전체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카스9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활용해 미니돼지의 JAK3 유전자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0003545532_002_20250531060110822.jpgJAK3 유전자가 결손된 형질전환 미니돼지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JAK3는 주로 백혈구 등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티로신 키나아제로,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중증복합면역결핍(SCID)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번에 개발된 JAK3 넉아웃 미니돼지는 기존 연구에서 시도된 단순 SCID 모델과 달리, 림프구 결핍뿐만 아니라 단핵구 감소, 대식세포 기능 저하, 흉선 결손, 장 면역 손상 등 광범위하고 고도화된 면역결핍 특성을 보인다. 이는 인간 세포를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이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면역결핍 미니돼지 개발을 시도했으나, 림프구 결핍 표현형만 나타나는 단순 SCID 모델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더욱 고도화된 면역결핍 미니돼지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선욱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사람의 혈액을 중대 동물의 생체 내에서 재생시키는 인공혈액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면역결핍 미니돼지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003545532_004_20250531060110929.jpgJAK3 유전자가 결손된 형질전환 미니돼지 개발에 성공한 김선욱 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저출생과 고령화 현상이 진행 중인 한국에서는 혈액 수급 해결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이번 연구 성과가 '혈액 주권' 확보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 지난달 2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