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현장에서 벌어진 경찰 간 황당 사고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의자가 아닌 동료 경찰의 팔을 꺾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피해 경찰은 팔꿈치 골절과 후유장해까지 입고, 결국 동료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15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안산 상록경찰서 소속이던 A경위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사건은 지난해 4월 17일 새벽 1시 20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경위는 같은 경찰서 소속인 B경사와 함께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과 함께 출동한 C경장이 피의자의 한쪽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나머지 한 손에 수갑을 채우려던 B경사가 피의자의 저항에 맞서던 중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반된 주장
뒤편에 있던 A경위가 피의자의 팔로 착각하고 B경사의 팔을 꺾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A경위는 피의자와 B경사의 위치, 외형 등을 혼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LED 가로등과 차량 전조등이 밝게 켜져 있었고, 경찰복의 색상이나 위치 역시 명확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A경위는 수십 초간 팔을 꺾인 채 비명을 질렀고, '우두둑' 소리가 날 때까지 놓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B경사는 주짓수 블랙벨트 보유자였다. 이에 팔을 꺾은 행동은 단순한 실수라기엔 과도한 물리력이 동원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사고로 A경위는 팔꿈치 폐쇄성 골절, 인대 파열 등으로 약 32주간의 치료를 받았으며, 결국 우측 팔에 10%의 영구 후유장해가 남았다. 팔이 완전히 굽혀지지 않는 상태에 놓인 A경위는, 내년 결혼 예정이던 여자친구와 파혼까지 맞았다고 밝혔다. 3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도 공상처리로 일부만 지급받고 사비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각한 후유증과 개인적 피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A경위는 지난해 12월 B경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고소 후 피해자 조사는 단 한 차례뿐이었고, 사건은 현재까지 검찰 송치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A 경위 측은 경찰의 지지부진한 수사와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비판했다. A경위는 헤럴드경제를 통해 "B경사가 200만원만 송금한 뒤 연락을 피하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계급이 높은 위치를 이용해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려 한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건을 맡은 부천원미경찰서는 경기남부경찰청에 법률 검토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의자 조사는 모두 마쳤으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