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문대를 중퇴한 40대 남성이 모교 동아리방 등을 돌며 절도 행각을 일삼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앞서 두 차례나 절도 혐의로 처벌받았지만 도둑질을 멈추지 않았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김모(44)씨는 서울의 명문 Y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으나 부모의 사업이 망하면서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김씨는 학업을 제쳐놓고 학생 과외 아르바이트에 몰두하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3학년 때 결국 제적됐다.
취업을 하려 했지만 아무리 Y대를 다녔다고 해도 졸업장이 없는 그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다. 그는 제빵 자격증을 따려고도 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집을 나와 찜질방에서 지내는 빈털터리 신세가 된 김씨는 모교 캠퍼스를 유령처럼 떠돌곤 했다.
그러다 생활비를 쉽게 버는 방법을 찾았다. 점심때나 밤에 사람이 없어도 문이 잠겨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동아리방을 터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지갑이나 전공서적을 훔쳤지만 나중에는 전자제품을 통째로 들고 나오는 등 김씨의 범행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동아리방뿐 아니라 사무실도 비어 있기만 하면 쓸어갔다.
김씨는 앞서 두 차례나 절도 혐의로 구속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두 번째로 구속됐을 때에는 실형까지 선고받았지만 2014년 10월 출소하고 나서 범행을 반복하다 이번에 또 검거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모교 Y대와 광진구 K대 등 8개 대학을 돌며 21차례 지갑과 전공서적 등 1천100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하철역 인근에 있는 대학만 집중적으로 골라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중에 돈이 얼마 없다 보니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대학만 노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 직원들과 학생들은 사무실이나 동아리방을 비울 때 반드시 문을 잠가야 절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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