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서 안 멈추는 차량들 참교육(?) 하라고 설치된 '벽돌탑'...효과는 굉장했다 (영상)

X 'VisionZeroYVR'

횡단보도를 건너는 데 저마다 손에 벽돌을 들고 있는 사람들. 캐나다 밴쿠버에서 포착된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캐나다 CBC는 밴쿠버의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 입구에 있는 횡단보도에 생긴 독특한 보행 시스템을 보도했다.

이른바 '보행자 벽돌 횡단 시스템(The Pedestrian Bricks Crossing System)'이다.

이 지역의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인 '비전 제로 밴쿠버(Vision Zero Vancouver)'는 만우절 전날인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보행자 벽돌 횡단 시스템을 공개했다.

Vision Zero Vancouver

횡단보도 양쪽에는 보행자가 횡단하는 동안 들고 흔들 수 있는 빨간색 폼 벽돌이 설치돼 있다.

먼저 벽돌을 들고 도로 양쪽을 살피며 건너는데 이때 벽돌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운전자들과 눈을 마주쳐야 한다.

스티로폼으로 된 벽돌이기에 무겁지는 않다.

도로를 건넌 후에는 바구니에 벽돌을 넣어두면 된다.

이렇게 하면 운전자들의 주의를 끌 수 있다고.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는 현지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단체 측은 다른 교차로에도 이 시스템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Be seen, grab a brick!

1. GRAB
2. LOOK
3. WAVE
4. CROSS pic.twitter.com/EEWJvNrUui

— VisionZeroVancouver (@VisionZeroYVR) March 31, 2024

비전 제로 밴쿠버의 자원봉사자 미하이 시르스테아(Mihai Cirstea)는 "농담 삼아 만든 것이지만 사실 심각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가 당신이 벽돌을 든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아, 저 사람 지나갈 때까지 멈추는 게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니 이 벽돌은 보행자들에게 힘을 돌려주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시르스테아는 이 시스템이 보행자가 걸을 때 깃발을 흔드는 다른 지역 자치 단체의 '깃발 횡단보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시민들은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으며 도로 위의 안전을 보행자에게만 책임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X 'VisionZeroYVR'

비전제로의 교통안전 관계자 루시 말로니(Lucy Maloney)는 글로벌BC와의 인터뷰에서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위해 실제로 구걸하는 게 보행자들의 의무라는 아이디어를 조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의 진짜 메시지는 사람들이 특정한 옷을 입든 안 입든, 무언가를 흔들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가 속도를 늦추고 교통 인프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실제로 벽돌로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기발한 아이디어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면 좋겠다", "운전자들이 놀라서 진짜 멈춰주긴 할 듯", "야구 방망이는 안 되나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YouTube 'CBC Vancou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