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들 킹받게 하려고 일부러 '수면 잠옷' 입고 출근하는 중국 MZ들

샤오홍슈

중국 MZ세대들 사이에서 캐릭터 잠옷을 겹쳐 입고 수면 양말, 두툼한 패딩에 털모자까지 쓰고 출근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으로 불리며 중국의 SNS 등에서 챌린지처럼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젊은 세대들이 잠옷을 입고 직장에 출근하는 모습을 SNS에 인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우인

실제로 중국의 인스타그램으로 알려진 샤오홍슈나 더우인 등에는 출근 룩으로 여러 겹의 잠옷, 어그 부츠, 털모자 ,빨간색 장갑, 얼굴 전체를 감싼 검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있는 사진이 다수 게재됐다.

이들은 출근 복장에 걸맞지 않을수록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NYT는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의 출근 복장은 놀라울 정도로 캐주얼하다"며 "중국 젊은 층이 일종의 고의적인 '자기 비하'를 통해 적은 급여와 초과 근무가 잦은 생활에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들이 국가 성장 둔화, 일자리 상실 등에 대해 노력해도 현실이 바뀌기 어렵다는 상실감을 느끼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샤오홍슈

이런 유행은 더우인에서 한 여성이 슬리퍼와 수면 바지, 갈색 스웨터 드레스와 구멍 난 장갑을 착용한 출근 룩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성은 "직장 상사가 옷차림을 보고 '끔찍하다'며 회사 이미지를 염려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러자 상당수의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하며 일은 많고 월급은 적은데 옷차림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반응했다. 이 영상은 140만 번 이상 공유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샤오홍슈

일각에서는 "옷을 잘 입는다고 월급을 더 주지도 않으니 대놓고 초라하게 입겠다"는 다짐도 등장했다.

NYT 인터뷰에 따르면 저장성 항저우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조애나 천씨는 "평소 사무실 복장이 스타일리시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편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수년간 예측할 수 없는 봉쇄와 격리, 팬데믹으로 인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겪은 후 내가 원하는 건 안정된 직업과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지금의 순간이기에 승진이나 출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행과 관련해 '잠옷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의 젊은 세대는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역겨운 출근 룩'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