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초임교사 시절 가르쳤던 제자들에게 퇴직금을 털어 어선을 선물한 스승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전남 신안군에 따르면 24일 신안군 하의도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진수식이 열렸다.
이는 30여 년 전 하의 고등학교에서 윤리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한 하동연 씨(63)가 50대가 된 당시 제자 2명에게 4.11톤 급 어선 '해성호'를 전달하는 행사였다.
진수식에는 하씨의 지인들, 하의도 어은 2구 마을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해성호의 공동선주가 된 제자 김광권·김남진 씨는 어릴 적부터 미역 채취 등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맨손 어업의 한계에 부딪힌 이들은 어선을 구매하려 했지만 자금이 넉넉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제자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하씨는 제자들을 위해 30여 년을 일하고 받은 퇴직금 2억 원을 선뜻 내줬다.
하씨는 "초임지인 하의면에서 좋았던 추억과 그리움을 잊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보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최근 정년퇴임한 하씨는 서울에 살면서 가끔 제자들을 보기 위해 하의도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권·김남진씨는 "항상 제자들을 자식처럼 사랑하던 선생님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어른이 된 지금까지 보살펴 줘 감사하다"라면서 "바다에서 꿈을 펼치게 도와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어업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