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우리나라 카페, 식당 등에는 노트북과 휴대전화, 지갑 등을 두고 자리를 비워도 훔쳐 가지 않는 안전한 나라로 해외에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말도 옛말이 됐나 보다.
지난해 서울의 한 카페에서 노트북을 도난당한 남성이 "절도범을 1년 넘게 잡지 못했다"며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압구정 카페에서 노트북을 도난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해 8월 6일 강남구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노트북을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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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는 주문한 음료를 받아 테이블에 놓아둔 뒤 마침 친구가 근처에 왔다고 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한 CCTV에는 한 여성이 카페 안을 서성거리더니 자리에 앉는 모습이 담겼다. 바로 옆 테이블에는 A씨가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 음료와 노트북 가방이 놓여 있다.
여성은 1분 넘게 주변을 살피다가 A씨의 노트북 가방을 자연스럽게 들고 자리를 떠났다.
A씨는 노트북 가방을 도난당한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사건은 미종결로 처리됐다"며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제 (범인을 잡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지만, 가끔 생각날 때마다 못 잡은 게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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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성은 카페에서 음료를 사 먹지 않고, 소화제만 마신 뒤 빈 병을 테이블에 두고 갔다"면서 "여성이 두고 간 병은 경찰에서 확인하겠다고 가져갔었다. 소화제는 약국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금방 잡을 줄 알았다. 카페 바로 옆에 약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계속 확인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하더라. 몇 개월을 기다렸는데 미종결 사건으로 처리됐다"며 "카페라고 안전하지 않다. 노트북을 두고 나온 제 책임도 있지만, 노트북을 못 찾았다는 것보다는 B씨를 처벌하지 못하고 끝난 게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우리나라는 카페에서 남의 물건 안 건드리는 걸로 유명했는데 이젠 아닌가 보다", "너무 자연스럽게 들고 간다", "뻔뻔한 사람들 때문에 물건 두고 화장실도 못 가겠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
한편 형법 제329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