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우체국 제공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평소 길에서 마주치던 할아버지를 기억한 우체국 집배원 덕분에 한 가족이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았다.
길을 잃고 헤매던 90대 치매 할아버지를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집을 찾아준 우체국 집배원 박정호 씨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자아낸다.
지난 15일 SBS 8뉴스는 평소와 달리 집에서 멀리 나와 있는 치매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주변을 수소문해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준 집배원 박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월 충주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배달을 맡고 있는 우체국 집배원 박정호(55) 씨는 업무를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던 중 낯익은 얼굴과 마주쳤다.
SBS 8뉴스
낯익은 얼굴은 평소 박 씨의 배송 지역에서 손수레로 폐지를 줍던 92세 치매 노인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 씨가 있던 장소는 할아버지와 원래 마주치던 곳에서 약 2km 떨어진 곳이었다.
박 씨는 순간 이상한 느낌에 아파트 단지에 전화를 걸었고, 가족들이 할아버지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박 씨는 곧바로 할아버지를 집으로 데려다 드리려 했지만 손수레까지 이륜차로 이동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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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우체국 택배 차량을 수소문해 손수레를 싣고 할아버지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할아버지의 가족은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글쎄 진짜 눈물이 다 나온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집을 나선 지 8시간 만에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주변에 관심을 기울인 덕분에 한 가족이 아찔한 순간을 넘기고 평온한 일상을 찾게 된 것.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민들은 박 씨가 평소에도 내 일처럼 주변 이웃들을 챙겼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주시의회는 박 씨에게 지역사회발전 유공자로 표창을 전달했다.
박 씨는 "제가 또 공직 생활하면서 친절이 기본이니까 저희 집배원들은 앞으로 더 친절하고, 또 주의 깊게 주위를 더 살피게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