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하필이면 (내 손에) 없었어야 할 기저귀가 있었다. 똥기저귀가..."
어린이집 교사 얼굴에 대변이 묻은 기저귀를 던진 학부모가 자기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저귀를 던진 건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은 어린이집 교사에게 대변이 묻은 기저귀를 투척한 학부모의 인터뷰를 전했다.
JTBC '사건반장'
앞서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 A씨는 치료차 병원에 입원한 자녀를 찾아온 어린이집 교사 B씨를 병원 화장실로 데려가 인분이 들은 기저귀를 얼굴에 던졌다.
사흘 전 하원 시간, 교사가 잠시 교실을 비운 사이 아이가 같은 반 아이에게 꼬집혀 상처가 난 게 발단이었다. 어린이집 측은 다른 원아와 마찰로 생긴 상처라는 입장이었지만, A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러 어린이집 원장과 함께 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A씨는 자기 자녀가 싼 '똥기저귀'를 펼쳐서 어린이집 교사에게 던졌다. 교사 B씨의 남편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고, 언론 보도로 공론화되자 A씨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지난달 말 세 살배기 아들이 또래 아이들과 함께 놀이방에서 자지 않고, 붙박이장처럼 좁고 깜깜한 방에서 혼자 잤다면서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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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린이집 교사가 애를 혼자 골방에서) 안 재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 근데 그때 하필이면 없었어야 할 기저귀가 (내 손에) 있었다. 아기 똥기저귀가"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내 손에 그게 없었으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 악마같이 아기를 (혼자 골방에서) 재운 걸 천하태평인 얼굴로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났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 생각하면 '왜 내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을까, 왜 잘못한 사람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내가 감정적으로 그렇게 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린이집 교사가) 악마 같을 수밖에, 악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JTBC '사건반장'
현재 어린이집 교사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출근하지 못한 채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A씨는 아이의 치료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는 A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어린이집은 A씨 자녀를 퇴소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두 사람을 각각 불러 아동학대부터 폭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