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대학입시 서류 준비 마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무시하는 학생들에 씁쓸한 교사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고3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영향을 주는 생활기록부(생기부) 작성 마감 이후 줄줄이 결석하고 있다.


교실 곳곳의 빈자리는 수업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데다 수행평가 등 기본적 학사관리도 쉽지 않아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입 수시 전형에 반영되는 고등학교 생기부 작성과 수정이 지난달 31일 마감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장 교사들은 생기부 작성이 완료 이후 수시·정시 전형과 관계없이 질병 등을 내세워 결석하겠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9월이 시작되고 첫 월요일이었던 지난 4일 경기도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정원 25명 중 7명이 결석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6명이 결석했고 1명은 출석 후 조퇴해 18명만 수업을 들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결석하는 건 수시 전형 학생들 뿐만 아니라 수능을 앞둔 정시 전형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생기부가 1학기까지 반영된다는 이유로,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생기부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3학년 2학기 수업을 등한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교사들은 "결석으로 면학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 건 물론이고 이 시기에 진행해야 할 수행평가 등 기본적인 학사 관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는 '수능을 코 앞에 둔 중요한 시기에 가장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며 부모의 동의를 받고 스터디카페와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일조차 빈번하다.


수험생들끼리 입시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교는 이동 수업이 너무 많아 집중시간도 짧고 산만해서 힘들다', '일반고라 학교에서 도무지 공부 못할 것 같다. 조퇴하고 스터디카페 가서 공부하고 싶다', '학교에서도 정시러(정시 준비생를 칭하는 말)에 대한 배려는 없는 거 아니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때문에 고3 수험생 학부모들 사이에선 '2학기 출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단골 화젯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지난 2022년 좋은교사운동 등이 '일반고3 교실, 수업 미참여 학생 실태조사' 설문을 실시한 결과 '수업과 무관한 학습하기(56.7%)'가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가정학습 사용을 포함한 등교하지 않기(47.5%)', '수업 중 잠자기(33%)', '학습과 무관한 딴짓하기(28.4%)', '일부 교시만 출석 후 조퇴하기(28%) '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