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칭 계정' 천지였다..."ID 한 개당 5만원"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회사 이메일을 통해 직원임을 인증받아야 이용이 가능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직장 사칭' 허위계정이 대거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강남역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가 붙잡히면서 그에게 '가짜 이메일'로 계정을 생성해 준 판매자 A씨가 붙잡혔다.


6일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지난 6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100개 이상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올라왔던 '강남역 살인 예고' / 블라인드


A씨는 정보통신망법상 침입,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다.


판매자 A씨는 30대 IT 업체 직원으로, 같은 방법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가짜 계정을 100개 생성해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칭계정은 100개이며 비슷한 사칭계정이 더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홈페이지


하지만 블라인드 측에서 사칭계정 수 추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A씨는 5년 이상 IT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가짜 이메일 주소를 만드는 방법으로 허위 계정을 생성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블라인드 인증용 허위 메일을 100개 이상 만들었고 '블라인드 보조 인증' 절차에 따라 회원가입을 진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칭계정은 개인 간 거래 사이트를 통해 개당 4~5만 원에 거래됐다.


주로 대기업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한 취업준비생이나, 대기업 직원인 것처럼 속여 이성에게 접근하려는 이들이 계정을 구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사칭계정 거래로 5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청 관계자는 "누구나 이런 방식으로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A씨가 블라인드 허위계정을 만든 수법은 현재 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칭계정 거래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블라인드가 계정 도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