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음습한 창고를 '마음 해결소'로 바꿨던 서이초 선생님, 이곳에서 생 마감했다

인사이트MBC 'PD수첩'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장소 내부가 공개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의 죽음에 대해 조명했다.


고인이 된 서이초등학교 박 선생님은 교사인 어머니를 보면서 어릴 때부터 좋은 선생님이 되기를 꿈꿨다. 


인사이트MBC 'PD수첩'


그는 임용 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갈 정도로 열정이 컸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지난 해보다 열 배는 더 힘든 것 같다"고 주변에 하소연했다.


학급에 문제행동을 벌이는 학생들이 난동을 부리는 등 갈등을 빚으면서 학부모들에게 계속 민원을 받은 게 화근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박 선생님은 학급 붕괴를 막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인사이트MBC 'PD수첩'


그는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지도할 방법을 고민했고, 교실에 딸린 음습한 창고를 개조해 '마음 해결소'로 만드는 정성을 보였다.


박 선생님의 사촌오빠는 '마음 해결소' 내부 사진을 공개하며 "원래 여기가 급식실에 붙은 창고였다. 그래서 여기 비품들이 잔뜩 있었다"며 박 선생님이 직접 비품들을 치우고 청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음 해결소'라고 해서 아기자기한 인형도 갖다 놓고 조명도 갖다 놓고 이렇게 만든 거다"면서 "수업시간에 막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애가 있으면 잠깐 같이 들어가서 좀 상담하면서 진정시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MBC 'PD수첩'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이 엄청 좋아한다고 저한테 막 자랑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건 사고는 계속됐고, 박 선생님은 정신과 상담까지 받게 됐다. 


인사이트MBC 'PD수첩'


상담 내용에 따르면 박 선생님은 "학교에서 일하다가 눈물이 난 적이 있었고, 퇴근하고 집에서 운 적도 있었다. 왜 울었는지 알 것 같다. 최근에 살이 빠졌다. 학부모와의 관계, 반 아이들로부터 오는 무력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박 선생님은 선생님들과 회의하는 시간이 되자 몸이 아프다며 교실로 올라갔고, '마음 해결소'로 바꾼 창고에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