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여성안심귀갓길 없앤 신림동, 남녀 다 보호하는 '안심골목길'로 바꾼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사건 때문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이 삭감됐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2일 관악구에 따르면 올해 설치 계획이었던 여성안심귀갓길의 예산 7천 400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그 대신 같은 금액으로 '안심골목길' 사업비가 늘었다.


예산 삭감은 관악구의회 최인호 의원(국민의힘)이 주도한 것으로, '여성안심귀갓길'을 없애는 대신 '안심골목길' 사업 관련 예산을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최인호 의원 유튜브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 문구를 적어놓는다고 치안이 강화되는 게 아니다"라며 "구민 모두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근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성폭행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일각에선 '여성안심귀갓길 설치를 막았기 때문에 관악구 치안이 나빠졌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또한 관악구 홈페이지에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인사이트관악구의회 홈페이지


이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CCTV, 비상벨, 가로등을 비롯한 골목 인프라를 설치하는 안심골목길 사업이 여성안심귀갓길보다 치안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문구를 길바닥에 적어놓는다고 치안이 보장된다는 생각은 탁상행정으로나 나올 수 있는 1차원적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삭감 논란이 계속 되자 관악구는 "안심골목길은 범죄 발생 분석자료 등을 검토해 구 자체적으로 구역을 선정하고 CCTV나 조명등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여성안심귀갓길과 큰 차이는 없다"며 "흉악범죄가 잇따라 일어나는 만큼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은 내년 예산안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여성안심귀갓길은 여성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지역 경찰서와 함께 노선을 정하고 해당 구간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거나 조명등을 설치해 골목을 밝게 만드는 등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산 삭감 전에는 올해 대학동·난곡동·중앙동 등 세 곳에 솔라표지병(태양광을 이용한 바닥조명)을 설치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