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서현동 흉기난동범 차에 치여 숨진 아내...남편은 사고 자리에 꽃다발과 편지를 남겼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서현동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60대 여성 이모 씨가 지난 6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이씨의 남편 이모(64) 씨는 아내와 지난 3일 남편과 외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피의자 최모(22) 씨가 운전하던 모닝 승용차는 인도로 돌진했고, 이씨의 아내는 피할 겨를도 없이 차에 치였다.


아내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고, 사흘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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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씨는 아내가 사고를 당한 현장에 꽃이라도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씨는 꽃집에서 "이번 사건의 희생자에게 줄 꽃다발인데, 아내가 빨간색을 좋아하니 빨간 꽃도 넣어 달라"며 아내에게 줄 꽃을 요청했다.


꽃집 주인도 사연에 울먹이며 "계산은 필요 없다"고 말하며 이씨에게 꽃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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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아내가 사고를 당한 자리에 평소 아내가 좋아하던 디카페인 라테와 꽃다발을 놓았다.


손바닥만 한 메모지에는 "착한 당신!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 당신 정말 사랑해요"라는 말을 적어 붙였다.


이씨는 아내와 1978년 대학교 1학년 때 캠퍼스 커플이었다. 그는 "첫사랑과 1992년에 분당으로 와 즐겁고 알콩달콩 살았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행복했던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다"며 황망해했다.


"나의 반쪽이 없어져 버리니까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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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손을 꼭 잡고 다닐 정도로 잉꼬부부였던 두 사람. 이씨는 "아내는 나의 가이드, 안내자였다. 생각이 깊어 내가 항상 아내 얘기를 듣고 아내는 나를 이해해주고 보필해주는 멋진 아름다운 아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내가 '돈은 저금할 수 있지만 행복은 저금이 안 된다'고 말하며 늘 '즐겁게 살자'고 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나서 아내는 밴드도 하고 라인 댄스, 기타도 치며 취미생활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다"며 슬퍼했다.


이달 말부터 아내와 해외 여행도 계획하고 있던 이씨는 슬픔 속에서도 남아있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사랑하는 반쪽과 영영 이별하는 나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서로 협조해서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슬픔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