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한 명의 현직 판사가 성매매로 적발돼 징계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법관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일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매매로 처벌을 받게 되는 판사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 성매매로 처벌을 받게 되는 이 판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아마 아무런 걸림돌 없이 대한민국 최대 로펌에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판사의 신분은 보장되어 있다. 파면도 없고 면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분에 대한 징계는 기껏 해봐야 정직 1년까지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티빙 '몸값'

이어 "보통 공무원이나 일반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쫓겨나고 거의 패가망신한다고 봐야겠지만 아마 이분은 대한민국 최대 로펌에 가지 않을까 싶다"며 "왜냐하면 7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판사 한 분이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는데, 그분 변호사 개업했고 곧바로 A로펌으로 갔다"며 "취업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고 변호사 개업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년 전 또 모 판사가 지하철에서 카메라로 불법 촬영을 했다. 그분도 감봉 4개월 받고 바로 A로펌으로 갔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례를 소개한 박 의원은 "판사들이 성폭력 관련 사건에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처벌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를 개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 또 대한민국 최대 로펌으로 취업하는 데 아무런 걸림돌을 갖지 않는 이런 게 사법 카르텔, 법적 카르텔, 기득권 카르텔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분들이 어떤 죄를 저질렀고 어떤 위치에 있었다, 이게 되게 중요한 것"이라며 "판사에게 신분 보장을 하는 건 소신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하라고 하는 얘기지 성매매 방탄용으로 쓰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사회적 행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거리낌 없이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이런 조건과 상황이라고 한다면 바꿔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법관징계법을 바꿔서 면직 조항을 넣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Facebook '박용진'

박 의원은 방송 후에 페이스북에도 "판사도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성범죄 등으로 법관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 면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성 매수, 지하철 몰카 불법 촬영 등 범죄를 저지른 법관이 고작 감동 3달, 4달 징계받고 국내 굴지의 대형로펌에 바로 취업한다면 그것이 과연 공정과 정의의 실현이겠냐"고 반문했다. 

또 "공정한 법질서를 구현해 내는 것은 판사의 역할이지만, 그 판사조차 공정의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 의원은 각종 범죄와 비리에 연루된 판사 중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정직 1년을 받은 판사는 명동 사채왕에게 1억 1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람이라며 "통상적인 뇌물죄 형량은 수뢰액이 1억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의 중범죄인데도 이렇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법은 징계처분으로 면직 시 2년간은 변호사가 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검사징계법조차 검사의 해임과 면직을 규정하고 있으나 법관의 징계엔 면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판사가 변호사로 돈을 더 벌 수 있는 나라로 방치해선 안 된다.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이달 내로 조속히 발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