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아파 조직원들이 전국 단위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서울중앙지검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SNS에서 유명한 스타 조폭들이 직접 중학교 일진들을 포섭해 조직에 가입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최순호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폭력 조직의 손과 발이 되는 역할을 하는 나이는 20~30 젊은 조폭들"이라며 최근 이른바 MZ세대 조폭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 이후 폭력 조직이 와해하고 (조폭이) 주로 음지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최근 조직폭력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한되는 등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 MZ세대 조폭들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다시 양지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신 드러내고 거리 활보하는 폭력조직원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광주지검
최 검사에 따르면 조폭들은 대범하게 대낮의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기도 하고 도박이나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가 늘어나면서 젊은 조폭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MZ 조폭들은 계파를 초월해 온·오프라인상에서 또래 모임을 하기도 했다.
최 검사는 "정기적인 회합으로 조직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전국에서 조직 간의 상호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로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빌려주고 범죄를 저지를 때 역할을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SNS에서 존재하는 '스타 조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스타 조폭)이들은 학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외제 차나 이레즈미(일본 전통 문신)를 새기고 명품을 입은 채 찍은 조폭 단합 사진을 올린다"고 밝혔다.
최 검사는 지난해 광주지역 국제PJ파 난투극 사건을 수사하며 실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유명했던 국제PJ파 조직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타 조폭은 광주의 한 중학교 3학년 일진 학생 2명에게 '네가 학교 일진이냐', '싸움 좀 하냐'고 물으며 연락을 취해 접근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학생들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조직으로 포섭하려는 걸 알고 영광스럽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 검사는 "일진 학생들의 학교 앞에서 멋진 외제 차에 태운 뒤에 근처 카페에서 면접을 봤다고 한다"며 "면접을 통과하면 조직 가입 승인이 떨어진다. 그 중학생 일진 2명은 그렇게 국제PJ파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원이 된 중학생들에게는 100만 원 상당의 고급 맞춤 양복을 해주고, 술도 사주고, 외제 차도 태워준다.
심지어 학생들이 졸업할 때 조폭들이 전부 학교 운동장에 몰려가서 축하해 줬다고 한다. 그걸 사진 찍어 SNS에 올리면 다른 학생들이 보고 부러워하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 검사는 SNS를 통해 조폭과 청소년의 만남이 쉽고 간편해지면서 조폭들의 삶을 동경하고 추앙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MZ세대 조폭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 13일 ~7월 12일 4개월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조직 폭력 범죄 특별 단속으로 1589명을 검거했는데, 이들 중 30대 이하가 919명으로 57.8%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오는 7일부터 4개월간 조직 폭력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최근 젊은 조직원들이 온라인에서 세력을 과시하는 것을 포착해 이들의 SNS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