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서이초 사건, 학부모 탓이라는 유언 없는데 호들갑"...카이스트 교수의 작심 발언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최근 발생한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달 31일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만약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무도한 태도가 원인이고 이게 사회적 문제라면 우리는 교사들의 자살이 다른 직종보다 높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라며 "교사는 더 자살을 많이 하는 위험 직종이라면 이 호들갑이 이해가 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교수는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즉, 직종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어떤 심리 상태에 이르면 자살이라는 지극히 예외적인 선택을 한다. 이 사례가 그런 다른 사례와 다른 경우라는 증거가 있냐"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 뉴스1


이어 그는 "내가 한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이처럼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사안일 수도 있는데, 바로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우리는 근거도 없이 어느 학생과 그 학부모를 살인자 또는 타인을 자살을 하게 만든 무서운 사람으로 모는 것과 같다"라며 "만약 그 학생과 학부모와 갈등이 평상의 범주 내였다면, 교사에게 항의를 했을 학생과 학부모가 억울하게 겪을 정신적 트라우마와 죄의식을 갖고 살게 만드는 가해를 우리가 가하고 있지도 모른다는 것은 고려하고 있냐"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교육은 교과 과정뿐만 아니라 교실에 대한 장악과 피교육자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이해와 지도 능력이 포함돼 있다고 우리는 가정해야 한다. 그 직무 범위는 때로는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학부모를 상대하는 일도 포함된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이해와 준비가 없이 교사가 됐고,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늘 감사하고 천사처럼 구는 직업으로 알고, 자신이 갈등을 감내하는 힘이 얼마인지 모르고 교사를 선택했다면 그것은 직업을 잘못 선택한 불행한 한 젊은이의 좌절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교육도 사람을 다루는 '감정 노동'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선생님은 모두 존경받는다는 환상 속에 빠져 직업을 잘못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보도에 따르면 자진(自盡)한 교사는 특정 학생이나 학부모의 문제로 죽는다는 억울함을 호소한 유언을 남긴 것이 없다고 하는데, 왜 이런 위험한 단정들을 하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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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24)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육계에서는 A씨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내놨고, 사망 경위를 제대로 규명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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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과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경찰도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 교수는 자신의 SNS 글을 두고 논란이 일자 "당분간 자신만의 시간을 갖겠다. 제 결론에 따라서는 영구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