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을 만드는 중인 취사병(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1군단 복지회관, 고위급 간부 오면 복어탕·전복·장어 준비...냅킨도 계급별로 다르게 접어야 해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육군 9사단 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사단 지휘부가 16첩 반상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런 상황인 가운데, 상급 부대인 1군단 간부가 소속 회관병들을 입단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군인권센터는 1군단 복지회관인 광개토제일회관에 있는 회관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상담을 진행했다. 회관병들에게 설문조사·상담을 마친 군인권센터는 회관 간부가 병사들에게 압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장성급을 위한 '별' 모양 냅킨 / 사진 제공 = 군인권센터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회관 간부는 회관병들에게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관 간부는 병사들에게 일종의 '압력'을 넣은 것이다.
또 회관 간부인 관리관은 설문과 상담이 끝난 회관병에게 "네가 나 찌른 것 아니야? 찌른 것 같은데?"라면서 "인사과에 물어보면 누군지 다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인권센터는 "군단장 등 고위급 간부는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손님이 오면 메뉴판에 없는 복어탕, 꽃게탕, 낙지탕탕이, 전복 샐러드, 장어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급에 따라 메뉴도 다르게 구성하고, 냅킨 접는 방법까지 달리했다고 전했다. 회관병들은 군단장이 식사할 때는 그릇 세팅을 위한 배치도까지 만들어야 했다.
대령·원사급을 위한 '왕관' 모양 냅킨 / 사진 제공 = 군인권센터
장성급 오면 '별' 모양 냅킨, 대령·원사급 방문하면 '왕관' 모양 냅킨..."전역자 포함 전수조사"
장성급이 회관에 온다고 하면 회관병들은 냅킨을 '별' 모양으로 접어 새 사기그릇에 얹어야 했다. 대령·원사급이 방문한다고 하면 냅킨을 '왕관'으로 바꿔야했다. 불판 또한 장군전용 불판이 따로 있다.
심지어 관리관은 회관병을 폭행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관리관은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존다며 회관병 뺨을 때리고 골프채로 위협한 적도 있다"고 주장 했다.
(좌) 코팅이 벗겨진 하급자 전용 불판, (우) 코팅 상태가 좋은 장군용 불판. 집계도 특별하다. / 사진 제공 = 군인권센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러한 폐습을 근절하려면 회관 운영을 군인 아닌 민간에 맡겨 복지 서비스 제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수조사는 육군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국방부는 전 군 회관 운영을 중단하고 현역·전역자를 포함해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전수조사하라"고 강조해다.
이 같은 의혹에 육군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육군 측은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복지회관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단장이 오면 만들어야 하는 배치도 / 사진 제공 = 군인권센터
한편 지난달 26일 군인권센터는 9사단 복지회관 백마회관에서 발생한 갑질을 폭로했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사단 지휘부가 회관에 방문해 메뉴에도 없는 16첩 반상을 요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백마회관 회관병들이 지휘부까지 수시 대접하느라 병에 걸리기도 했다"며 복지회관에서 촬영한 사진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육군은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하고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9사단 백마회관을 폭로하는 군인권센터 / 사진 제공 = 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