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제주 마라도에 서식하는 길고양이) / 사진 제공 =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서울 용산구·관악구에서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고양이'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사설 고양이 보호시설에서 고양이 5마리가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고양이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을 두고 경고한 상태다. 포유류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이기 때문이다. 국내 방역 당국 또한 "사안을 엄중하게 본다"는 등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는 관악구 한 민간 동물 보호소에서 고양이 11마리 중 4마리가 AI 의심 소견을 받았다고 알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중 1마리는 호흡기 증상을 겪다가 숨졌고, 살아있는 3마리에서는 AI 항원이 검출됐다. AI 항원이 검출됐다는 얘기는 AI 바이러스가 고양이 몸 안에 들어왔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용산을 시작으로 확산 중인 조류 인플루엔자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시·구에서 운영하는 동물 보호시설에 있는 개 57마리·고양이 45마리·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AI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람이 AI 감염된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있다...어떤 것도 단언할 수는 없다"
그 결과, 전수 검사한 집단에서는 양성 판정이 1건도 없었다. 허나 이는 시·구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시설만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이외 시설에 있는 포유류 등은 AI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
시 동물보건과 관계자는 조선일보와 한 통화에서 "사람이 AI 감염된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있다. 주로 감염된 야생 조류, 가금류를 직접 접촉했을 때 드물게 그런 일이 발생하는데 고양이로부터 사람에게 온 사례는 현재로서는 보고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라는 건 어떤 식으로 이렇게 진화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것도 단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방역당국 역시 "AI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조류 등의 분변, 분변에 오염된 물건 및 사체 등을 손으로 접촉한 후에 눈․코․입 등을 만졌을 때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조류, 가금류, 고양이 등 사체를 발견해도 만지지 말라"고 부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월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사망한 11세 소녀..."관찰할 필요 있어"
방역당국과 동물보건과 관계자 말을 미뤄보면, 조류 인플루엔자는 포유류 감염을 넘어 사람에게까지 감염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캄보디아에서는 11세 소녀가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도 있다.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를 두고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쉽게 전염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런 경향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바이러스가 진화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