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노조비 3800만원 횡령해 'BMW 오토바이' 산 건설노조 고위간부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충동적으로 구매"...노조 계좌에서 약 3800만 원 횡령해 BMW 오토바이 2대 구매한 노조 간부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 고위간부가 노조비를 횡령해 고가의 오토바이를 구매한 사실이 전해졌다.


그는 횡령뿐만이 아니라 약 9천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UPI뉴스는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 인사 5명에 대한 공소장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건설노조위원장 직무대리로 활동 중인 A씨는 조직국장 B씨와 함께 지난해 10월 노조비 3783만 1481원을 횡령해 BMW 오토바이 2대를 구매했다. 두 사람이 구매한 오토바이 기종은 BMW F900XR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와 B씨는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 통장에서 3차례에 걸쳐 공금을 횡령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4일 오토바이 계약금 명목으로 1510만 원, 10월 31일 오토바이 매매 잔금과 추가 장착 품목 비용 등으로 2054만 8911원, 11월 1일 보험료·취득세 등 제반 비용으로 222만 2570원을 횡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오토바이 구매 경위를 묻는 경찰 질문에 "주말에 바람을 쐴까 해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진행한 5월 조사에서도 "건산노조(건설노조) 내부 문제가 시끄러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무렵인데, 마음도 그렇고 해서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불현듯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인사이트공금 횡령해서 구매한 BMW 오토바이(BMW F900XR) / BMW 모토라드 홈페이지 


잦은 횡령...3년 동안 간부와 합심해 약 2억 1432만 원을 횡령


그는 B씨에게 먼저 횡령을 제안했다. A씨는 경찰에 "(B씨에게)'나는 오토바이 한 대 사가지고 타고 다니려 한다. 니(너)도 머리 아픈데 같이 타자'고 했더니 승낙하고 같이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횡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노조비 약 2억 1432만 원을 함께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총무과장에게 지시해 지난해 8월 26일 상근직 조합원들의 급여 및 활동비 등 공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설된 노조 계좌에서 5천만 원씩 횡령했다.


또 2021년 6월 22일부터 2023년 2월 1일까지 약 1억 1432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5806만 원을, B씨는 5626만 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공금을 약 10억 원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전 건설 노조 위원장...위원장 직무 대리도 횡령 발각 


A씨는 배우자를 노조 전임자로 지정하면서도 3개월(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간 약 2586만 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아울러 집수리로 돈이 모자란 총무과장에게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노조계좌에서 약 5개월간 매달 300만 원씩 횡령했다. A씨의 죄목은 횡령뿐만이 아니다. 


그는 조합원 5명과 함께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6회에 걸쳐 5개 건설업체 대표 및 직원들에게서 약 9088만 원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도 받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6월 28일 약 1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진병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전 위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진 전 위원장은 3년 동안 약 2000차례에 걸쳐 현금을 인출하고, 가족에게 허위 급여와 퇴직금 등을 지급하는 등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했다.


A씨는 지난 6월 진 전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직무대리로 나서게 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