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대통령실 민원 넣는다?"...충남 시민, 공무원이 전동드릴 안 빌려줬다고 항의글 올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나라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해서 '개인 물품'도 모두 국민의 것일까.


최근 서산시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민원인은 이런 생각을 했나 보다. 공무원이 전동드릴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청게시판에 '항의 민원글'을 작성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충북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 자유게시판'에는 "지곡면 행정센터 민원실은 누굴 위한 민원실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을 작성한 시민 A씨는 20일, 지곡면에 자리한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가 현관문이 부서져 수리를 하려 했다. 하지만 전동드릴이 없어 인근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A씨는 사정을 얘기하고 공구를 빌려달라 했지만 빌리지 못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공무원은 "개인 공구라 빌려드릴 수 없다. 센터 앞 철물점에 가셔서 빌려보시라"라고 권유했다.


A씨는 "그래도 계속 빌려달라고 했는데, 공무원이 5~6초 째려보듯 봤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을 두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고, 개인 공구를 근무처에 가져와 사용하는 공과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서산시청 홈페이지


A씨는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안하고 째려보며 철물점 가라고 돌려보내는 자질미달 민원실 공무원에에게 대민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타부서로 이동시킬 것을 바란다"라며 "지역 주민이 최소한의 불편을 겪지 않게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나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어 "서산시장이나 면장의 책임 있는 답변 기다리겠다.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을 시 행안부·용산대통령실·충남도 등에도 민원을 제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이제는 하다 하다 공무원의 개인 물품까지 자기 것인 줄 아느냐", "부모님 집 현관문 수리하는 데 쓸 전동드릴 사는 게 돈이 아깝더냐", "내 부모님 편하게 해드리는 데 쓰는 돈 아껴서 아파트 사겠네", "말대로 행안부·용산대통령실·충남도 등에도 민원 갑질하면 시 차원에서 '고발'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저번에는 수박 갑질이더니 이번에는 드릴 갑질이 나왔네"라며 현 세태가 한탄스럽다고 반응했다.


인사이트서산시청 홈페이지


한편 지난 5월 27일 서산시 홈페이지에는 면사무소 직원들 10명이 수박을 먹으면서 이곳을 찾은 시민에게 "먹어보라" 권유하지 않았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당시 이곳을 찾았던 시민은 "당시 면사무소에는 직원 10명이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인은 나 혼자 뿐이었다"라며 "단 한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이가 없었다"라고 따졌다.


그는 "10명의 나이대가 다양했는데도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라며 "살면서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가다가 한 번쯤은 권하지 않나? 먹어야 맛이 아니다"라고 열을 올렸다.


이어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니 참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라며 "괘씸하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