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이 구현한 '메타버스 입영소' / 온라인 커뮤니티
병무청에서 세금 2천만 원 들여 만든 '메타버스 입영소'..."세금이 살살 녹고 있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병무청에서 세금 약 2천만 원을 들여 현역병 입영을 격려하는 메타버스(가상 공간)를 만든 소식이 전해졌다.
문제는 메타버스에 관한 반응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각한 메타버스 공공사업 세금 녹는 현황"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 A씨는 병무청에서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세금이 살살 녹고 있다"고 말했다.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병무청은 "현역병 입영을 격려하기 위한 현역병 입영문화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며 메타버스로 안내하는 앱 설치 링크를 공유했다.
A씨는 안내 사항대로 이행했고, 메타버스로 구현된 입영소 모습을 공유했다. 구현된 입영소는 다양한 디테일이 있어 꽤나 신경 쓴 듯했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을 만드는 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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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 같은 돈이 이런 곳에 쓰이고 있었구나"...메타버스 입영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누리꾼들
병무청 수의계약 현황(2022년 3월 기준)에 따르면, 비용으로는 약 2천만 원이 쓰였다. 수의계약이란 계약 담당자가 특정인·기업을 선택해 계약하는 방식을 뜻한다.
여기서 계약 담당자는 병무청이고, 특정인은 병무청이 계약 맺은 업체다. 병무청은 메타버스 입영소를 구현하기 위해 '주식회사 메타버즈'와 계약을 맺었다.
병무청이 메타버스 구현에 사용한 돈 / 병무청 홈페이지
가상 공간으로 꾸려진 입영소를 본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누리꾼들은 "내 피 같은 돈이 이런 곳에 쓰이고 있었구나", "더운데 메타버스에서 예비군이나 하자",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도둑이 많은 겁니다' 이건 진짜 띵언이네", "진짜 장난하냐... 세금이 너무 아깝다"라고 했다.
'메타버스 입영소'에 관한 사람들 반응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메타버스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 사례는 많지 않다. 돈을 쓴 만큼 효율이 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평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은 약 5천만 원을 들여 메타버스 앱을 공개했다.
창업진흥원은 오프라인에서 4일간 열리는 지역 창업자 축제를 메타버스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들었다. 그러나 몇 달째 아무도 찾지 않았다. 결국 누적 방문자는 489명에 그쳤다.

창업진흥원이 만든 메타버스 / 로컬페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