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잔인한 생체실험 자행했던 '731부대'를 축제 소재로 사용한 울산 '대숲 납량축제'

인사이트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울산의 여름철 대표축제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를 소개하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731부대'를 소재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최 측은 논란 직후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사과했으나 잔혹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731부대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을 보인다. 


매년 여름철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는 '대숲 납량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대나무숲 사이로 개설되어 있는 250m의 오솔길을 걷는 '호러 트레킹'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내달 8월 열리는 이번 축제 호러 트레킹 코스에 '731 부대'가 포함돼 논란이 불거졌다. 


축제 홍보물을 보면 호러 트레킹 코스로 무속신앙에서 마을을 수호하는 신을 모시는 사당인 '성황당'과 황천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삼도천 다리' 등이 소개돼 있다. 


이어 다른 트레킹 코스로 '731부대'가 들어가 있다. 


주최 측은 해당 트레킹 코스를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 및 세균실험과 약물 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위치한 731 부대 박물관 / Atlas Obscura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 개발 등을 위해 구성된 일본의 기밀 부대로 살아있는 사람에 세균을 주입하는 등 잔혹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부대다. 


해당 부대에서는 한국인과 중국인, 미국인 등 전쟁 포로들을 상대로 페스트균, 탄저균 등의 세균을 주입해 관찰하거나 산 채로 해부하는 등의 실험을 했다. 


731부대에서는 생체 실험 대상자를 가리켜 마루타라고 불렀는데 껍질을 벗긴 통나무라는 뜻이다. 


731부대에서 약 5년 동안 희생당한 마루타는 집계된 것만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


논란이 일자 행사 주최·주관사인 한국연극협회 울산광역지회(울산연극협회)는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협회 측은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731부대와 관련해 업체와 코스로 지정한 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충격과 분노,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며 731부대 트레킹 코스를 삭제했다. 


다만 누리꾼들은 "기획안을 통과한 사람이 누구냐", "신중한 검토 없이 통과시킨 건 직무 유기인데 사과문 몇 줄로 대체하려고 한다", "사태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여전히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