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교과서 안 챙겨오는 아이 손에 '볼펜 메모' 했다가 학부모한테 욕먹고 싹싹 빈 선생님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초등학교 교사의 99.2%가 교직 생활 중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가 전국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교권침해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초등교사들이 당한 교권침해 유형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49%)이 1위를 차지했다. 교사들은 자신들이 겪은 악성 민원 사례를 노조에 공유했는데, 이 가운데 각종 SNS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일을 하며 겪었던 고충 가득한 사연들이 갈무리 돼 확산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교사는 학부모 상담일에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나, 혹시 계획이 있다면 학기 중에는 수업 결손이 생기니까 방학 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본인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했다고 항의하면서 학교로 찾아와 교사에게 "애는 낳아봤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젊은 엄마들에게 훈계를 당한 선생님도 있다.


한 교사는 "아이 학부모에게 문자, 전화를 해도 매범 준비물을 커녕 사물함에 교과서도 안 갖다놓은 애가 있었다. 그래서 볼펜으로 엄지손가락에 준비물을 써주고 세수하다가 보면 꼭 챙기라고 했는데 연락을 씹던 그 애 엄마가 '볼펜이 애 몸에 얼마나 나쁜데 그걸로 글씨를 썼냐'며 자기 남편 경찰이라고 고소한다고 고래고래 쌍욕하더라"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그런 생각까지 못 했다"며 사죄했다는 교사는 "다음 날 남편과 학교에 찾아와서 교장실까지 불려가 또 잘못했다고 빌었다. 30대 부모한테 오십 넘어 비는데 서럽고 눈물 났다. 그리고 교실 가서 그 애를 보니 참담했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 '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등도 많은 교사들이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