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킹 / (좌) Facebook, (우) ZUMAPRESS.com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월북한 주한미군 이병 트래비스 킹(Travis King)이 지난해에도 복무지를 무단 이탈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트래비스 킹 이병이 1년 전부터 월북 조짐을 보였으며,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 군 당국자들에게 "부대로 복귀하거나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비무장지대 남쪽 끝 캠프 보니파스에서 복무 중이던 킹 이병은 일과를 건너뛴 후 남동쪽으로 40km 떨어진 의정부에서 발견됐다.
당시 그는 부대 복귀를 거부하고 본국으로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킹 이병이 복무하던 캠프 보니파스는 경기도 파주 문산읍에 위치해 있으며 판문점 지역 경비를 맡는 한미 공동 경비 중대도 포함돼 있다.
ABC 뉴스는 "그는 배치받은 기지의 특성과 수색병의 역할을 감안하면 비무장지대(DMZ)를 넘는 위험을 인지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킹 이병의 월북 이후 그의 소재 파악을 위해 북한 측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킹 이병의 안전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의 소재 파악을 위해 북한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킹 이병에 대한 북한의 고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 우리가 본 것과 북한이 억류자를 대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우려가 분명히 있다"라고 답했다.
ABC
앞서 킹 이병은 한국의 한 클럽에서 현지인과 시비가 붙은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를 내지 못해 국내 수용시설에서 약 2개월간 노역한 후 지난 10월 석방됐다.
킹 이병은 이후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텍사스 댈러스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뒤 외국에서 유죄를 받은 행위에 따른 행정 처분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와 판문점 JSA 견학을 신청했다. 그리고 이튿날 북한으로 넘어갔다.
당시 호송인력은 공항으로 함께 왔지만, 세관 전까지만 그를 인도한 후 돌아갔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관심병사 관리와 보안에 있어 허점이 드러난 월북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킹이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호송인력이 동행했다면 그가 인천공항을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