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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물이 가슴까지 차오릅니다!"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들은 이런 말을 외쳤다고 한다. 구명조끼도 없이 투입된 탓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나온 외침이었지만, 지휘계통이 하달한 지시는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KBS 뉴스는 진보당 강성희 의원과 통화를 나눴던 해병대 A 부사관 어머니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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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 따르면 A 부사관 어머니는 19일, 사고가 있던 날 예천 수색 현장 상황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현장에 있던 상관이 '물이 가슴까지 올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물 높이가 장병들 가슴까지 올라올 줄 알았는데도 구명조끼를 주지 않고 그냥 투입한 거다. 당시 해병들은 하천 전체를 다 걸어 다녔는데 구명조끼는 주지 않고 수색용 삽이나 막대기만 지급했다더라"
어머니는 "아들 말로는 장병들이 '물이 가슴까지 차오릅니다'라고 보고하자 상관들은 '그냥 수색해'라고 했다더라"라며 "군대는 아무리 상명하복이라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속상한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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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사관이 어머니에게 수색이 투입되기 직전 남긴 메시지도 충격이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살아돌아올게"라고 말했다. 사람을 찾으러 가는 마당에, 죽지 않겠다고 말해야 했다는 사실은 수색 현장이 얼마나 처참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머니는 "우리나라는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게 돼 있다. 내 아들 아니고 남의 아들도 해병대든 육군, 공군, 해군 다 간다"라며 "전쟁에 나갈 때 총을 쥐여주듯 대민지원 나갈 때 최소한의 안전 장비는 제공해야 맞다. 나라 지키려고 보낸 우리 아들들, 최소한의 안전만 책임져 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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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해병대 측은 "구명조끼는 착용하는 게 맞았다"라며 뒤늦게 입장을 냈다.
해병대 측은 "당시 구명조끼는 하천변 수색 참가자들에게 지급이 안 됐다"라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하천 수색 작전 과정에서 구명조끼 사용 유무를 지휘계통 최고 책임자가 전혀 확인하지 않았음을 자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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