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극단 선택한 교사 '추모 화환' 제발 놓지 말아 달라는 서초구 맘카페 회원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인 20대 여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 주변에는 근조화환이 줄을 잇고 있다.


교문에는 " 교직의 길에 한참을 달려온 선배 교사가 참으로 미안하다. 헛되지 않은 죽음이 되게 하겠다" 등의 추모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20일 서초구 맘카페 회원 A씨는 "부디 화환과 꽃다발을 멈춰 달라"라고 장문의 글을 올려 시선을 모았다. 


인사이트서초구 맘카페 캡쳐


A씨는 자신을 사건이 일어난 학교의 평범한 학부모라고 소개했고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저 역시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는 학교로부터 어떤 사실도 통보받지 못했고 제 자녀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지도 알지 못한다"라며 "이 아침 이미 길가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는 기자 양반들, 유명한 유튜버분들 그리고 아름답지만 너무 슬픈 근조 화환을 뚫고 제 아이를 어떻게 등교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걱정했다.


A씨는 "국화꽃을 놓는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이 학교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슬픈 일이 생긴 곳인 동시에 또한 어떤 어린이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라며 "저희에게 부디 조금의 시간을 달라. 어른들의 급한 슬픔으로 어린이들의 생활공간을 덮지 말아 달라. 제발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어 그는 "학교를 가득 덮고 있는 근조화환의 크기가 우리가 느끼는 슬픔의 크기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근조화환을 멈춰달라는 것이 애도를 멈추라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끝으로 그는 "아이들에게 트라우마 없이 사건을 잘 설명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라고 부모로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A씨가 애도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회원들은 "추모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게 엄마가 해줄 일 아니냐", "아이들도 지금 상황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아이보다 돌아가신 선생님을 먼저 생각해야할 때"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인사이트뉴스1


한편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초구 소재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온라인상에서는 '사망한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 담당이었다', '가해자 학생 가족 중 정치인이 있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