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사람 죽었는데 쇼하냐?"...순직 해병대원 헬기로 이송하는 장면에 누리꾼들이 보인 반응

인사이트실종자 수색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1사단 고 채수근(20) 일병의 빈소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원을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오후 11시 8분경 경북 예천군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발견됐다. 실종 14시간 만이었다. 


경북 119특수대응단이 운영하는 드론이 야간 수색을 하던 중 붉은색 옷을 입고 있는 장병을 확인했고, 수색 대원들이 그를 인양했다. 


예천 스타디움으로 옮겨진 고인은 20일 오전 0시 45분 태극기를 몸에 덮고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헬기 마린온에 실려 포항으로 이송됐다. 


인사이트YouTube 'YTN'


전우에 대한 동료 장병들의 마지막 예우였지만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장면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구명조끼 하나로 사람 죽이고 경례하면 뭐 하냐", "저거 헬기 띄울 돈이면 구명조끼 100개는 사겠다", "이런 건 유가족에게 아무 위로도 안 된다"고 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건 진짜 보여주기식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분노는 수색 작업에 투입된 해병 장병들이 기본적인 생존 장비도 착용하지 못한 채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후 군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고인을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이에 그의 부모는 크게 분노했다. 


부친은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며 오열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 측은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다.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해병대 병사 실종은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20일 오전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교 아래 해병대신속기동부대 숙영지 / 뉴스1


이와 관련해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구명조끼 미지급 지적에 대해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규정·지침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해병대 1사단장은 채수근 일병의 상병 추서 진급을 사단장 권한으로 승인했다. 대령 이상의 지휘관은 병사의 추서 진급 권한이 주어진다.


채 상병의 장례는 해병대장으로 치러진다. 해병대 1사단은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김대식관(실내체육관)에 채 상병의 빈소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