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엄마, 다음 생엔 부잣집 사모님으로 태어나요"...출근길에 사망한 70대 미화원 노모의 마지막 길

인사이트물에 잠긴 747번 급행 버스 / 뉴스1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엄마, 다음 생엔 부잣집에서 태어나. 그래서 악착같이 아등바등 살지 말고, 넉넉한 집 사모님으로 곱고 편안하게 살아"


아침부터 출근길 버스에 오른 70대 미화원 노모 A씨는 돌아오지 못했다. 오송 지하차도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오전 충북 청주 충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희생자인 A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인사이트747번 급행 버스 / 뉴스1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조문객을 받는 내내 딸은 정신줄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딸이 "엄마, 엄마, 엄마"라고 오열하며 엄마를 찾았으나, 영정 속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엄마는 말없이 웃을 뿐이었다.


앞서 지난 15일 A씨는 747번 급행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747번 급행버스는 오송역-청주 시내-청주공항을 운행하는 노선이었으나, 폭우로 인해 버스가 우회하면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로 들어섰고 범람한 강물이 순식간에 지하차도를 덮쳤다.


인사이트747번 급행 버스 내부 / 뉴스1


A씨는 사고 전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하는데 차가 통제돼 집으로 돌아간다"라고 했고, 안타깝게도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


사고 뒤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딸이 실종 신고를 했고, 물에 잠긴 지하차도에 갇혔던 A씨는 이튿날 오후 1시 44분 주검으로 발견됐다.


생전 쉼 없이 열심히 살아왔다는 A씨. 딸은 고생만 하다 떠난 것 같은 엄마가 다음 생에는 부잣집에서 태어나기를 바라며 눈물의 배웅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이번 지하차도 사고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께 발생한 집중호우로 미호천교 제방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