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간판에 '마약' 대신 OO으로 바꿔 주세요"...초등학생들이 쓴 편지가 가져온 놀라운 변화

인사이트전북도교육청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한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만큼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눈길을 끌기 위해 제품이나 가게 이름에 '마약'에 넣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얼마 전 전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역의 한 가게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빼자고 제안하는 편지를 써 화제다.


실제로 해당 가게 운영자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제안을 받아 들여 가게 간판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은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가게 두 곳을 찾았다. 아이들은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가게에 전달했다.


인사이트전북도교육청


초등학생들이 쓴 편지에는 가게 이름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빼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들이 담겨 있었다.


앞서 학교에서 진행된 약물 예방 교육주간에 '한옥마을 마약○○ 광고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 수업에서 나온 의견들이 편지에 담긴 것이다. 풍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 71명이 이 제안에 참여했다.


인사이트전북도교육청


한 학생은 편지에 "마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마약'이 아닌 다른 좋은 단어들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간판 교체 의견을 냈다.


학생들은 '마약'이라는 단어 대신 '소문난', '꿀맛', '원조' 등의 단어들을 제시했다.


인사이트마약'이라는 단어 대신 '원조'라는 단어로 간판 바꾼 가게 / YouTube 'SBS 뉴스'


손편지를 받아 든 어른들은 아이들의 진심에 화답해 움직였다. '마약'이라고 쓰였던 간판 문구를 며칠 뒤 '원조' 등으로 바꾼 것이다.


한 상인은 직접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답장과 간식을 전달하고 광고 문구 교체를 약속하기까지 했다.


편지를 직접 전달한 학생 대표 황건하·차노영 학생은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기대 반 의심 반이었는데 손 편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져 너무 뿌듯하다"면서 "좋은 결정을 해주신 사장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