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747번 급행 버스 / 뉴스1
지하차도에 침수된 747번 급행 버스, 버스 회사 지시대로 노선 변경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발생해 약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급행버스 747번을 운행하던 버스 기사가 허위 사실이 퍼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침수 사고를 당한 급행버스 747번을 두고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 유표되고 있다.
"버스가 무단으로 노선을 변경해 사고가 커졌다", "기존 노선으로 갔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버스 기사가 승객들을 버리고 혼자 탈출했다", "버스 기사는 살아있다"는 식의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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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747번 버스를 운행하던 이 모(58)씨는 청주시 대중교통과와 버스 회사 등의 지시를 따랐다.
이씨 동료 증언에 따르면, 사고 버스는 청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해 기존 노선대로 오송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버스 회사와 대중교통과의 지시로 이씨는 궁평2지하차도를 통해 오송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원래대로라면 미호천교 인근 도로를 지나 오송역으로 향했어야 했다. 허나 침수된 도로를 지날 수 없었던 이씨는 지시를 따라야만 했다.
침수 됐던 지하차도 / 뉴스1
혼자 탈출하려는 것도 거짓...승객 탈출 도우려다가 숨진 747번 급행 버스 기사
이씨가 지시받을 당시에만 해도 궁평2지하차도는 물이 차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 이씨가 몰던 급행버스가 궁평2지하차도에 가까워졌을 때는 약 6만t의 물이 지하차도를 덮쳤다.
이에 따라 버스는 순식간에 차도 내부로 빨려 들어가 지하차도에 잠겼다. 궁평2지하차도 상황을 알리 없던 탓에 지시를 따랐을 뿐이었기에 기사의 잘못은 아니었다.
아울러 이씨는 긴박했던 상황에 혼자서만 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승객들을 먼저 생각해 "창문을 깨고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승객 4~5명을 탈출시켰고, 그는 나머지 다른 승객을 탈출시키려다가 그만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이씨 동료 또한 평소 이씨가 매우 성실한 버스 기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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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새벽 5시 반 출근인데 3시에 먼저 와서 사무실 청소하던 성실했던 친구"라며 "10년 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최근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는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운전한 747번 급행버스는 베테랑 기사만 몰 수 있는 버스라고 부연했다.
허위가 아닌 진짜 사실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승객 탈출 도운 의인인데... 이건 고인을 향한 모독이다", "허위 사실 유포자는 엄중 처벌해야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승객 도우려다가 돌아가셨다니... 너무 가슴 아프다"
실종자를 수색 중인 모습 / 뉴스1
한편 궁평2지하차도에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대거 유입됐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사고 현장에서는 9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은 생사를 알 수 없다. 조사 당국은 실종자가 더 있으리라 추정하고 수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기사와 승객 6명 등 1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